유병욱, 컨템포러리 한식 다이닝 BOURQUE 총괄 셰프
(2014년 요리 디플로마 프로그램 수료/2016년 프랑스 와인 마스터 클래스 1기 수료)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에서 프랑스 요리를 배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축업을 하시던 어버지의 영향으로 건축 설계를 전공했었습니다. 아버지의 회사가 97년 외환위기 시기에 경영난을 겪으신 상황을 보며 그 당시 전업 주부 시던 어머니께서 가족들을 위해 나서서 파리바게뜨를 운영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건축 관련한 직업에서 자연스럽게 요식업과 자영업쪽에 관심이 생기면서 일본라멘, 중국 훠거, 안동국시 등을 다양한 식음료 업장을 운영하면서 당시 르 꼬르동 블루 파리 캠퍼스에 재학중이던 지인의 추천으로 이왕 요식업으로 진로를 결정한 만큼 요리를 제대로 배워서 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고심 끝에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에서 요리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요리과정 수강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아버지 회사에서 건축 설계 관련 일을 배우고 있을 시절에도, 나중엔 내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여러 취미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로 패션을 들 수 있었고. TIME브랜드로 유명한 의류 회사 한섬에서 남성복팀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퇴근 후에는 일본라멘 집을 운영하며, 요즘 소위 말하는 N잡러로 바쁘게 생활했었습니다.
졸업 후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기존에 운영했던 식음료 매장을 운영을 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한 레스토랑, 까페, 샌드위치 전문점등 다양하게 창업의 분야를 넓히면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컨템포러리 한식 다이닝 부어끄의 총괄셰프를 맡고 있습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 과정 수강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일단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벌써 이제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르 꼬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울 때에는 평소에 접하지 않던 식재료를 많이 보고 요리해 볼 수 있었거든요. 먼저 시연수업시간에는 그날 사용하게 되는 식재료와 조리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셰프님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었거든요. 처음 본 식재료의 조리과정을 보고 완성된 음식을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을 여러 과정을 통해 지금도 어떠한 식재료가 눈 앞에 생기면 머릿속에 떠올리고 상상하게 되는 요리 습관이 만들어 졌어요. 이런 점은 새로운 메뉴를 구상하거나, 새로운 식재료식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나만의 요리법을 만들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제 자신을 더 꼼꼼하고 부지런하게 만들어 준거 같아요.
르 꼬르동 블루에서 배운 요리나 와인에 대한 지식이 현재의 셰프 경력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나요?
배움은 배신하지 않는다 란 말이 있잖아요. 제가 와인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된 와인 과정을 수강할 때만해도 요리사는 요리만 잘 하면 된다는 인식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였는지 와인과정을 함께 들었던 동기 중에 요리를 하는 동기는 많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요즘 요리사들은 자신의 음식과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주류들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테스팅과 페어링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요리사로서 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와인 즐기는 문화가 7-8년전에 비해 많이 커져서 그간 쌓아온 와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일상 생활에서도 미식 문화를 즐기는 대에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한식과 다른 요리 스타일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우리나라 식자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는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예를들어 메인 재료에 어울리는 소스는 너무 과하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만드는 모든 소스류는 프렌치 대표 소스인 벨루테 베이스의 소스로 만들어 시누아에 곱게 내린 뒤 아세조네를 하여 간을 맞추고 디저트류는 현재 국내산 제철 과일을 이용하여 꽁포트를 만들어 응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거나 메뉴를 변경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나요?
저는 계절의 따라 메뉴를 변경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잖아요. 어릴적 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지금도 매일 아침 가락시장을 들려서 각 지방에서 올라오는 식자재를 둘러보고 출근을 해요.
학교 재학 당시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나요?
학교 재학 당시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실습실이나 실연실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위한 경쟁이었습니다. 실습실에는 각자 원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저는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쉬는 시간에도 다른 학생들보다 덜 쉬고 그 자리를 고수했던 기억이 나네요.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반복했던 기억도 납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기억이 많이 남는군요. 이런 경쟁적인 분위기에서의 열정과 노력이 지금의 저에게 큰 영감을 준 것 같습니다.
셰프로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과 와인은 무엇인가요? 그것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모든 육류와 레드 와인을 좋아합니다. 특히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은 족발과 보쌈, 그리고 부르고뉴 지역의 피노누아 와인을 좋아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메뉴 중 하나이며, 와인을 접하게 되면서 자주 즐기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음식을 만들 때는 구운 항정살 위에 된장을 넣고 쏘떼를 해준 뒤 루꼴라와 소금, 후추,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여 먹곤 합니다. 와인은 부르고뉴의 남쪽인 꼬뜨 드 본 “포마르”지역의 와인과 북쪽에 위치한 꼬뜨 뒤 뉘“뉘 생 조르주“지역에서 생산한 피노누아 품종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음식과 와인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실험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제일 먼저 식자재 본연의 맛을 느껴보고 어울릴만한 와인을 떠올리고 몇 가지를 선별하여 페어링을 해봅니다. 예를 들어 슴슴한 메뉴를 만들었을 경우 거기에 어울릴만한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류를 만들고 그리고 와인과 함께 테이스팅을 해봐요. 특히 한식은 와인 페어링이 쉽지 않습니다.
창업의 꿈 꾸는 후배와 동문들에게 전하는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진로를 확실히 정하는 것입니다. 그 후에는 해당 분야의 업장이나 현장으로 가서 다양한 경험을 겪어보신 후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자신이 자신 있게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 시기에는 더욱 그런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
정갈하고 저만의 한식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유병욱이 펼쳐낸 한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나에게 르 꼬르동 블루란?
제 삶의 터닝 포인트입니다.학교에서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우기 전에 식음료 사업을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써, 요리사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이나 준비자세를 일깨워 주고 보다 부지런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준 학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