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Cordon Bleu 로고

이달의 동문 이야기

김태연, 한식 요리연구가 및 식문화 행사 기획자

(2018년 요리 디플로마 프로그램 수료)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에서 요리를 배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시절 프랑스 파리의 경영 전문 그랑제꼴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는데요, 프랑스의 미식 문화와 호스피탈리티 산업에 대해 수업을 들으며 르 꼬르동 블루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셰프로서의 삶을 열망하여 르 꼬르동 블루 진학에 대해 알아보기는 했지만, 갑작스레 진로를 바꿀만한 용기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국내 리테일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재직 4년차에 스스로 만족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지금이 아니면 큰 도전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커리어 전환을 꿈꾸며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의 문을 뒤늦게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요리과정 수강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에서 요리과정 수강 전에는 국내 리테일 대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사실 신입시절부터 식품MD가 되고 싶어서 사내에서 여러 차례 지원했는데요, 역시나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매사에 항상 주체적인 자세로 임하려고 하는데, 큰 조직에서는 한계가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때 깨닫게 된 점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며 항상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싶다는 것이었는데요. 저의 직업적 만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주도적으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렸을 때부터 늘 좋아했던 요리 분야로 커리어 전환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 과정 수강 후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르 꼬르동 블루에서 요리 과정을 수강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과 이론을 쌓은 후 한식 요리연구가로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 한식 교육에 대한 논문을 썼고, 외국인 대상 한식 교육 커리큘럼 집필위원, 해외 교육기관과 재외공관으로의 한식 강사 파견을 비롯한 한식진흥원의 여러 사업에 참가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한식 요리연구가로서의 커리어를 쌓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 가요?
현재 유럽 여러 나라에서 한식 요리연구가이자 식문화 행사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재외 국가기관과 협업 아래 미식외교 (gastrodiplomacy)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하고, 셰프와 F&B 업계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효음식을 비롯한 한식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의 경험이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항상 “왜?”라는 질문을 자주하는 편인데, 르 꼬르동 블루에서는 언제나 “왜?”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왜 이 음식을 먹는지, 프랑스의 역사, 문화, 철학과 연계하여 알게 되었고, 왜 식재료는 이렇게 손질해야 하는지, 왜 이 조합으로 먹는지, 왜 주방에서 어떠한 원칙들을 지켜야하는지 등에 관한 대답이었습니다. 
프랑스 요리는 500년에 걸쳐 체계화되었고, 현재 전 세계 요리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데 있어서 르 꼬르동 블루에서 이러한 체계를 이론과 실기로 습득한 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셰프 등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진행할 때는 학교에서 배운 프랑스 요리의 체계가 든든한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음식을 유럽(다양한 문화권)에 알리는 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 사례나 경험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유럽에서 활동을 시작한 첫 해, 한식진흥원 해외 파견 강사로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헝가리 최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한식을 소개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었는데요. 한식당도 많고 한국문화원이 있어 한식을 접하기 쉬운 수도권뿐만 아니라, 한식을 접하기 어려운 헝가리의 지방 및 주변 국가에서도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한식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 속에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대륙, 닮은 점’이라는 주제로 한식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도 친근감을 가질 수 있게 정하고 김치와 육개장 등을 소개하였는데요. 방송이 나가고 헝가리 대중은 물론 국내의 기관과 미디어에서도 주목을 해주셔서 감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유럽에서 한국음식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는 현지 기관이나 단체가 있나요? 있다면, 그 협업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한식진흥법이 제정되면서 한식진흥원, 각국의 한국 대사관과 한국 문화원을 비롯한 정부 각 기관에서 한식 문화 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저 또한 이러한 기관들과 함께 유럽 각국에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자주 협업하는 곳은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으로, 올해로 3년째 공공 외교 행사, 방송 출연을 비롯한 다양한 대상을 위한 강연을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 주관으로 작년 봄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셰프들과 F&B 업계 관계자, 그리고 현지 미디어를 대상으로 김치와 장을 비롯한 한국의 발효음식에 대해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식문화 행사 기획자의 역할로 헝가리에서 정관스님 초청 행사를 기획했고 100여개가 넘는 국내외 미디어에 소개될 정도로 성공적인 행사가 되었습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 다진 기본기를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 F&B 업계의 화두인 한국의 발효음식과 식문화에 대해 접근을 했고, 매회 참가자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 헝가리 최대 미식축제에서 한국의 발효음식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입니다.

학교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나 추억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학교에서 경험했던 수많은 배움과 경험 중에서 가장 좋았던 추억을 꼽자면 단연 ‘구 드 프랑스’ 행사입니다. ‘구 드 프랑스’는 프랑스 정부에서 국제적으로 개최하는 프랑스 미식문화 홍보 행사로, 당시 르 꼬르동 블루에서는 초급반과 고급반을 담당하셨던 조르주 링가이젠 셰프님의 지도 아래, 프렌치 정찬을 미장쁠라스(mise-en-place)부터 서빙, 식사까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며 셰프님으로부터 프랑스 식문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커리어와 관련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추억입니다.  또, 프랑스의 미식 문화를 전 세계 각국에서 기념하는 행사에 참여해보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국제적인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식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한식 문화 전파에도 적용해볼 수도 있겠다는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본인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나만의 루틴이 무엇인가요?
학교를 다니며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는 셰프님들이 한국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프랑스 본토와의 조리법을 달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이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본토와 로컬 식재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재래시장에 가서 로컬 제철 식재료 공부를 합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네덜란드 이외의 국가에 출장을 가더라도 출근 전 시장에 들러서 계절과 지역에 따라 다른 식재료를 보곤 합니다. 물론 한국에 올 때도 재래시장 방문을 빼놓지 않고요. 처음 보는 식재료는 꼭 사서 맛을 보고, 기존에 알고 있는 식재료라도 토양과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식재료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맛보고 자료로 정리해둡니다. 

커리어 전환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이 무엇이었으며,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이 경험이 개인적으로 어떤 성장을 가져왔다고 느끼시나요?
커리어 전환을 하며 가장 큰 도전이자 집중했던 부분은 ‘나만의 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나만의 길’을 찾는 것은 요리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여서 접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요리 과정을 주말반으로 수강하며 평일에는 페이스트리샵과 레스토랑의 키친, 요리학원 등에서 일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특강을 비롯하여 사찰음식, 궁중음식, 전통주, 와인 수업 등 크고 작은 배움을 이어 나갔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길’은 구체화되어갔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커리어 전환 과정을 경험하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할 수 있다는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던지, 배우고 계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요. 한식 요리연구가로서 한국의 발효를 세계인의 언어로 풀어내려고 하는 중입니다. 저희 집 또한 매년 장을 담그고 있지만, 더 자세히 배우기 위해서 우리 장으로 유명하신 스님과 선생님들께 찾아가 배움을 이어나가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알고 있는 대표적인 콩 발효 장인 일본 미소와 한국 전통 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다녀왔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다양한 협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식 문화와 로컬 식재료와의 콜라보레이션이나, 한식 문화와 로컬 식문화와의 콜라보레이션의 형태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5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미식 축제에서 헝가리의 제철 식재료로 만든 한국 발효음식, 그리고 한식과 헝가리 와인 페어링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고, 헝가리의 요리연구가와 와인전문가와 함께 책 발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유럽 국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식과 한식 문화를 전파하고자 합니다. 

나에게 르 꼬르동 블루란?
저에게 르 꼬르동 블루란 ‘요리인 DNA’를 심어준 곳입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는 단순히 조리 기술뿐만 아니라, 위생, 식재료, 서빙, 그리고 음식의 역사, 문화, 철학 및 요리사가 지녀야하는 마음가짐까지 요리와 미식에 관련된 총체적인 것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렌치가 아닌 한식을 하는 지금도 학교를 다니며 체득한 기본기가 자양분이 되어 한식 요리연구가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동문 소개 및 인터뷰 더 보기

요리 디플로마
동문 만나보기
제과 디플로마
동문 만나보기
제빵 디플로마
동문 만나보기
TOP